니코마코스의 윤리학

포부가 큼

포부가 크다라고 하는 것은 큰 것과 관계가 있고 긍지의 성품을 살피고, 이 성품을 가진 사람을 살피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긍지 있는 사람은 자신이 큰 일을 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그러한 사람이다. 덕에 비추어 자신의 가치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거나 비이성적인 사람도 아니다.

작은 일에 적당하고 스스로 그렇게 작은 일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제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긍지 있는 사람은 아니다.

긍지에는 위대함이 있다.
자부심이 옳은 점에 있어서는 중용이라 할 수 있다. 긍지 있는 사람의 자부심은  그 가치에 합당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과도함이나 부족함으로 흐른다.

큰 일을 할 만한 사람이고, 가장 큰 일에 적당하고,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특별히 한 가지 일에 관심을 둘 것이다. 자기가 무엇에 적당한지, 얼마 만한 가치가 있다든가 하는 것은, 외적인 선과의 관계로 나타내진다.

외적인 선에서 가장 큰 것은 신들에게 우리가 돌리는 선으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가장 고귀한 행위에 주어지는 선이라 할 수 있다.

긍지 있는 사람은 가장 큰 가치를 지닌 사람이며 가장 선한 사람이다. 보다 더 선한 사람은 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가장 선한 사람은 가장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모든 덕에 있어서의 위대성이 긍지 있는 사람의 특징이다. 자기의 무기를 버리고 위험에서 도망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하는 일은, 긍지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선하지 않고서 긍지 있는 사람이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긍지란 덕이 차지하는 일종의 왕관과 같은 것이다.
긍지 있는 사람이 되기란 무척 어렵다. 성격의 고귀함과 선함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출처 : 니코마코스의 윤리학/정치학/시학
동서문화사/손명헌 옮김